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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6] 회색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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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OSUNG 댓글 0건 조회 843회 작성일 17-10-0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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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분자>하면 안 좋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적당히 살아가는 기회주의자, 또는 줏대 없는 인간을 지칭할 때에 쓰는 말이었습니다.
학생시절... 수련회는 교회와 사회 사이에 존재하는 회색지대였습니다. 여름수련회 떠나는 날에는 교회에서 보지 못했던 친구들이 서너 명에서 열댓 명까지 같이 갔습니다. 딱히 여름방학이라 해도 놀 거리가 없는 친구들이 줄래줄래 친구 따라 온 것이지요. 우리는 그 친구들을 얄밉게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친구들이 어색해하지 않도록 배려했고, 그 친구들과 함께 산울림의 ‘개구쟁이’를 목청껏 함께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여름성경학교는 수련회보다 더 심각(?)합니다. 평소 예배시간에 나오는 어린이들보다 거의 2배 이상 많은 아이들이 성경학교를 같이 했습니다. 출석 상으로 공책이라도 받아갈 마음에 오기도 하고, 때마다 주는 자두 한 알, 가루주스로 만든 수박화채 먹으려고 여름성경학교에 나온 것이지요.
여름행사는 그렇게 교회 밖의 친구들에게 활짝 열려진 문이었고, 여름행사는 재미와 신앙이 적당히 버무려진 회색지대였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면 교회학교나 학생회 모임 인원은 원상복귀 되었습니다. 여름에 반짝! 잠깐 성경학교나 수련회 때에 보이다가 안 보이는 친구들은 어떤 면에서는 ‘회색분자’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회색분자를 고상한 신학적 용어로 표현하는 말이 <익명의 그리스도인>입니다. 그 익명의 그리스도인들과 우리는 회색지대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회색지대에서 만난 익명의 그리스도인은 그 짧은 신앙의 추억을 잊지 않았습니다. 적절한 하나님의 때에 그들은 교회로 발걸음을 옮겨 <실명의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교회는 “넌 안 돼!”식의 바리새인교회가 되면 안 됩니다. ‘죄인을 위해 왔노라.’ 고백하신 예수님이야 말로 갈릴리 사람들의 회색지대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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