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09월20일] 남겨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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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OSUNG 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6-09-19 17:35본문
이번 주,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자마자 짬을 내어 신경하 감독님의 1주기 추모식에 다녀왔습니다. 신 감독님은 제가 (어쩌면 첫 목회지 같던 곳의) 처음 부목사로 섬겼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이셨습니다.
신 목사님은 참 너그럽고 관대한 분이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 목사님께 야단을 맞은 기억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장난기 많고 서툴렀던 젊은 부목사를 목사님은 늘 넉넉한 품으로 받아 주셨습니다. 꾸중 대신 기다려 주셨고, 지적 대신 믿어 주셨습니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그 기다림과 믿음이 저를 빚어 왔음을 이제야 더 깊이 깨닫습니다.
이번 추모식에서는 목사님의 3년간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책, 『신경하 일기』도 출판되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목사님의 일상이 꼼꼼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소소한 삶, 나라와 시국을 걱정하시던 마음, 그리고 지인들과 나누신 따뜻한 교제까지 고스란히 남겨 두셨습니다. 글 속에서 다시 목사님을 뵙는 것 같아 한참을 머물러 읽었습니다.
그 일기 속에 제 이름이 몇 차례 등장합니다. 그런데 제 이름 앞에는 늘 “자랑스러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글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고 곧 부끄러워졌습니다. 과연 제가 그렇게 자랑스러운 제자였을까?, 목사님의 기대만큼 살아왔을까?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을 남기고 떠납니다. 목사님께서 남기신 것은 화려한 경력이나 직함보다, 한 사람을 끝까지 믿어 주던 따뜻한 인격이었습니다. 그 인격이 오늘 제 안에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저도 다짐해 봅니다.
드러나는 이름을 남기려 애쓰기보다,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 낸 사람, 성숙한 인격을 갖춘 한 사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하늘에서 목사님을 뵐 때, 그 “자랑스러운”이라는 이름에 조금은 덜 부끄러운 제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신경하 목사님... 당신의 웃음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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