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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09월22일] 36년 전 이웃에 사시던 분에게 받은 양복 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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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OSUNG 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09-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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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성도들은 제가 36년 전, 첫 목회지였던 성남의 새순교회 공부방에서 자랐던 ‘한 꼬맹이’가 한국 굴지의 대기업 최고위 임원이 된 스토리를 아실 것입니다. 집회 갔다가 우연히 다시 만난 후 그 ‘꼬맹이’의 엄마되시는 분과도 어찌어찌 연락이 닿았습니다. 지금도 신앙생활 잘 하고 계시다 하시면서 구수하게 지난 일들을 추억하시기도 하고, 저에게 아들 흉도(아들 자랑을 듬뿍 담아서...) 늘어 놓으십니다. 아직 성남 떠난 이후 한번도 얼굴을 뵙지 못했지만 저도 저의 첫 목회지의 추억을 공유하는 몇 안되는 분이시라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끔 뜬금없이 전화 하시는데 얼마 전에 전화가 또 왔습니다. 제가 환갑도 지나고 했는데 양복을 한 벌 해 주고 싶으시다는 것입니다. 마음만 받겠노라며 웃고 대화하며 전화를 끊었는데 또 전화가 왔습니다. 명절 전에 인천에 한번 왔었는데 전화 해도 통화가 안되었다 하시면서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저도 뵙고 싶다 말씀 드리니 왜 자꾸 인천에 오려고 하시는지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꼭 양복 한벌 사 주고 싶으니 꼭 한번 만나자는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정 만날 시간이 없으시면 키와 몸무게, 사이즈를 말해 달라시면서 자신이 사서 보내 드리겠노라 하십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택배로 받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명절 마치면 한번 찾아가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추석 연휴 다음 날 약속이 취소되었습니다. 지병으로 인하여 나올 수 없으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시면서 양복 한 벌을 사서 집으로 부쳤다는 소식을 전해 오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뜻하지 않게 갑자기 양복 한 벌이 집으로 배달이 왔습니다. 겨울에나 입을 두께의 양복이라 당장 입을 수는 없겠지만 보내신 분의 마음이 와 닿아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36년 전... 성남의 달동네에서 (교회는 다니지 않으셨지만...) 이웃으로 만나 가난했던 그 시절의 애환을 공유할 수 있는 분, 새순공부방 덕에 아들이 훌륭하게 자라 한국의 재계를 움직이는 인물이 된 것에 대해 목사님 덕분이라 말해 주시는 분, 목사님이 진짜 목사님이라 칭찬해 주시면서 30년 넘게 얼굴 한번 못 본 목사에게 양복을 사서 보내 주신 분, 오래간만에 따뜻한 정에 마음이 뭉클했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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